난적(難敵)의 여학생~~~ ^^

- 본 이야기는 본인의 T블로그 1편에 실린 '고희단상'의 한 내용입니다. 다소 황당하지만 제3자인 나로서는 매우 재밌습니다. 다 지나간 일이오니 재미로 봐 주었으면 합니다. -

 

<난적의 여학생을 만난 남교사>

상담하니까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다. 어느 사립학교 여고에서 상담으로 인기 있는 유부남인 남교사가 한분 있었다. 역사는 1980년 후반에 개교하여 보통의 다른 학교에 비하여 짧지만 학군이 좋아서인지 국회의원 등 저명인사를 많이 배출한 학교이다. 그 학교에 상담의 달인인 교도교사 한분이 계셨다. 상담수준이 정신치료의사급이었다. 상담신청자가 방과 후로 예약을 하여 번호표를 들고 며칠을 대기해야 상담이 가능할 정도이다. 그런데 어떤 학생이 수시로 상담을 신청하여 자주 선생님과 단둘이 상담실에서 차도 마시고 즐겁게 보내었다. 그런데 어떤 학생 하나도 이 학생처럼 상담을 자주 신청하여 자기처럼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선생님이 먼저 대시(dash)한 이 학생보다 뒤에 온 그 학생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 학생과도 차를 마시면서 매우 즐겁게 보이는 시간을 자기처럼 똑같이 선생님이 하는 것을 몇 번 보고는 배신자라며 분개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엉뚱한 물귀신 작전>

드디어 전자의 학생이 벼르고 기다리던 사건이 터졌다. 이 학생이 상담도중 갑자기 엉엉 울면서 상담실을 뛰쳐나갔다. 그러고는 선생님이 자기를 성추행을 했다고 복도에서 큰 소리로 떠들었다. 교사는 곧 교내징계로 들어갔고 해당교사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아무리 변호하여도 학생의 완강한 사실주장에 3호봉 감봉처분을 당하였다. 유부남(有婦男)인데 월급감봉까지 당하였으니 복수로 단단히 당한 셈이다. 덕분에 상담실은 조용해졌고 다른 여교사가 급히 대리로 맡았지만 내방객은 자취를 감추었다. 막강의 상담인기교사에서 졸지에 성추행한 기피문제교사가 되었다. 그런데 이 문제의 여학생은 졸업 후 동창모임에 올 적마다 자신의 생생한 쇼(show)로 인기상담선생님을 징계로 처리한 것을 자신의 큰 공적인양 하하 웃으면서 크게 자랑하였다고 하였다. 상담교사가 일종의 비정상 정신병자를 만나 혼난 격(格)이다.

 

<재밌는 상담 예화>

이 말은 그렇게 사고 친 그분의 고교졸업동기가 나랑 같은 5층 교무실에 국어교사로 있어서 몇 번 들었다. 나에게도 학생과의 단독 대화나 상담은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권고하였다. 그 당시는 나의 마지막 복무학교인데 그 학교에는 전문상담교사는 없고 전문상담사가 있었다. 대개 진로적성검사 등을 업무로 하고 있었는데 래방 학생들은 뜸했다. 너무 뜸해 반별로 순번을 정해 상담인원수를 채우고 있었다. 전전의 학교에서는 다행히 전문상담교사가 있어서 학생상담업무를 전문으로 하였다. 그분은 정해진 그 바쁜 시간에 학생진로 등 다양한 상담업무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실적통계를 위하여 학부모들인 어머니상담교실까지 회원15명 정도로 받아 매주 2회로 방과 후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였다. 그때 그분도 전문상담교사들의 연수에서 걱정하는 스토리 하나를 나에게 소개해 주면서 주요 예방 케이스의 하나로 예를 들어 자기는 상담 시에 반드시 녹음을 하고 되도록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하나 대동하게 하여 증인이 있는 상담을 진행하며 또 상담실 문도 항상 반쯤 열어 놓고 한다고 하였다. 그때까지도 나는 한 번도 녹음을 한 적이 없어서 생뚱맞지만 재밌게 들었다. 아마 녹음하는 것을 학생들이 안다면 래방 학생은 금방(今方) 사라질 것이다.

 

출처: https://leejw162.tistory.com/1

고희 단상(古稀斷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