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및 일상

유익종의 ‘사랑하는 그대에게’를 듣다가 문득~~

leejw162 2025. 5. 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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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종의 사랑하는 그대에게를 듣다가 문득~~

꽃향기를 맡는 헬렌켈러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IDAE급의 사랑을 한번이라도 했다면 그는 한때 진정한 인간이었다고 봅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라고 다 부모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오래 전문적으로 상담을 해 본 전문가는 다 알지만 자식을 영혼적으로 버린 부모들도 많습니다. 천륜(天倫)도 그 정도인데 완전 타인인 이성 간의 사랑 정도는 그냥 버려도 아무런 문제가 안 생깁니다.

 

같은 산에 산행(山行)을 오래 하다보면 이상하게도 수년이 지나도 잡초하나 없는 언덕이 더러 나옵니다. 살펴보면 물론 완전히는 아니고 드문드문 잔잔하고 낮은 풀들이 없는 것은 아니죠. 그래도 언덕치고는 풀이나지 않은 언덕이라고 봐야 합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인(萬人)이 서로서로 사랑을 엄청나게 해도 예수나 석가, 쇼펜하우어처럼 사랑의 유전자가 삭제된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일종의 사랑장애인들입니다. 마치 손과 발이 멀쩡해도 어느 하나가 마비된 자와 같습니다.

 

사후(死後) 제가 만약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기회를 신(,God)이 준다고 하면 나는 한사코 거절할 것입니다. 내 말고 다른 영혼을 보내세요. 저는 이미 충분합니다.

- ~, 넌 다시 나가야 돼.

- 왜요?

- 그건 넌 몰라도 돼, 넌 그렇게 해야 돼.

- 그래요? 꼭 그렇다면 나무()로 부탁합니다.

- 나무? 나무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야. 적어도 성인등급(聖人等級)이 되어야 겨우 되는 거야.

- 에고, 그럼 뭔데요.

- 움직이는 동물.

- 그래요. 그렇다면 난 박테리아를 원하죠.

- 이 자식 봐라.

 

그리하여 그래서 재수 없게 강제로 다시 인간으로 보낸다면 나는 교사가 다시 하고 싶습니다. 사립은 좀 곤란하고 한국의 공립교사로 말입니다. 한국의 공립학교는 다른 선진외국과 달리 4년마다 정기 전출이 있어서 제게 너무나 딱입니다. 공립학교는 새로운 교사가 전입으로 와도 그의 신상(身上)은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이건 바로 제가 차후에는 비혼(非婚)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비혼으로 살기에 공립학교교사는 딱이라는 것입니다. 애인이 한두 명이 아니라 다다익선으로 수없이 많아도 비혼이야 말로 건전한 나 자신을 더 바르게 보전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동료들에게 스스로 말하거나, 나의 신상을 알고 있는 동기나 동문들이 여담(餘談)으로 하기 전에는 일종의 치외적(治外的) 부문입니다.

 

2010년대 초반, 해운대 모 중학교에 근무할 적에 부티와 귀티가 동시에 흠뻑 나는 어느 여교사 한분이 계셨습니다. 나이는 제보다 많이 늦은 30대 후반으로 전공이 미술입니다. 고맙게도 별 볼일 없는 제에게도 커피를 자주 타 주는 등 나름 친절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무실은 다른 학교와 달리 통교무실로 교원의 80%는 교감을 필두로 크게 튼 한 교무실에 같이 근무를 했습니다. 평소에 나와는 멀리 떨어져서 근무하는 그분이, 남아서 홀로 일을 하는 나에게 다가와 커피나 차() 가운데 어느 것을 원하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난 당연히 거절 했습니다. “아뇨, 아무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인연은 사절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그 분은 냉수를 한 컵 주고는 가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잠깐의 대화가 있었는데 바로 그 분이 미혼이라는 것입니다. 그냥 제가 선생님의 바깥 분은 행복하겠습니다. 선생님은 부자인 데가, 미인이고, 친절하니 말입니다.” 그분의 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하하, 전 아직 미혼입니다.” 그리고는 텅 빈 교무실에 홀로 남아 있는 저를 두고 나갔습니다.

 

순간 제가 당황했습니다. 집도 해운대 달맞이 고개로 부촌에 살고, 직업도 교사이고, 꽤 미인인데 아직 미혼이라고~~??? 왜지??? 하긴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더라도 어느 여교사처럼 가난한 교사나 남자와 인연을 맺으면 평생 생고생이지. 이는 제가 아는 어느 한 여교사가 하는 말로 소싯적에 뭣 모르게 가난한 대학동기와 연애 결혼하여 지금까지 생고생하고 있다고 푸념하는 것을 제가 여러 번 교무실에서 너무나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부유한 사람끼리 결혼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여교사는 엘리트이며 부유한 남편을 맞았으나 얼마 안 있어 찾아 온 남편의 병마로 무척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교사는 수학교사로 자칭 수학도사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못 푸는 수학문제가 없었답니다. 학교 다닐 때 수학선생님보다 빨리 암산으로 풀었답니다. 그런데 대학가서 수학이 너무나 어려워 낙담(落膽)을 했답니다. ·고등학교수학과 대학수학은 급이 완전 다르답니다.

 

제가 2010학년도에 남녀중학생 80명인솔로 포스텍에 갔을 때도 가이드로 나온 어느 여학생도 나에게 그런 하소연을 했습니다. 대학에 오니 수학이 너무너무 어렵다고. 그때 나는 이렇게 답했죠. 제가 여태 가르친 수많은 학생 가운데 포항공대에 온 학생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귀하는 엄청난 수재 아니면 천재입니다. 인솔교사인 나도 두 번 다시 태어나도 포스텍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상대가 자기를 어렵게 하면 진한 사랑도 오래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유익종의 사랑하는 그대에게는 잠시만의 추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순간이긴 하지만 진한 이데아적인 사랑을 꼭 꼽으라면 글쎄요. 제가 아는 한에 사랑의 가장 진한 사랑과 가장 서러운 사랑을 단시간에 한꺼번에 한 이는 헬렌켈러(Helen Adams Keller)라고 봅니다. 헬렌켈러(1880~1968)!!! 시각장애와 농아(聾啞)이지만 부유한 부모님 덕에 충분히 교육을 받은 후 어느덧 나이 찬 숙녀가 되어, 우아한 갈색머리칼과 빛나는 백색 외모로 한 청년의 구애를 받았습니다. 2층 자기 방에서 청년의 애무와 깊은 사랑을 온 몸으로 직접 느껴가며 받았습니다. 헬렌은 그 청년의 목소리도 모릅니다. 그냥 손에 와 닿은 감으로만 느낍니다. 그리고는 약속을 받습니다. 자기를 데리러 꼭 오겠답니다.

 

그래서 오기로 한 그날 저녁, 헬렌은 자기 가방을 챙겨 1층의 현관으로 내려가 그 청년을 기다립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그 청년은 끝내 무소식입니다. 야밤이 지나고 다가오는 새벽을 느끼고는 헬렌은 그 가방을 다시 끌고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갑니다. 진한 행복만큼의 깊은 비애(悲哀)의 슬픔과 서러움이었습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어떤 이의 사랑받는 한 여인이 되기를 포기합니다. 그 대신 헬렌은 전() 미국인을 사랑하고, 1964년 미국 최고 시민에게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을 받고는 여생을 빛도 없이 미국의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는 마칩니다.

 

또 어느 한분도 있습니다. 비천한 여자를 탐하다가 그 여자를 버리지 못하고 속명(俗命)으로 같이 삽니다. 그의 행복은 서서히 말라 버리고, ()의 보호도 놓칩니다. 부인과 같이 천한 신세로 전락하여 모두가 그의 생()의 훼방꾼으로 등장합니다. 멀리서 보면 만물이 평화롭게 공생(共生)하는듯한 초원에서 거대한 코끼리도 넘어지면 그의 사체(死體)를 노리는 수많은 다른 생명체가 무리를 지어 차례차례로 하늘과 땅을 새까맣게 뒤집어 채웁니다. 영혼의 세계에서 이분만큼은 신()이 직접 나와서 맞이할 겁니다. 저승사자들이 노를 젓는 하얀 쪽배를 타고 은하수 같은 요단강을 건너면 신께서 천사도 없이 홀로 서 계실 겁니다.

 

https://youtu.be/e78D1hLgXJ0

유익종 - 사랑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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